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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리 플래닛의 몇 판이었는 지 모르겠지만 표지를 장식하고 있는 사진은 진시황의 병마용 이었는 데 그 곳은 시안 근처에 있었다. 시안까지 왔는 데 그걸 안 보고 갈 수는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는 데 이쪽에 자주 와 본 선배가 '병마용 박물관은 택시 미터기 꺾고 가는 곳이고 택시 운전기사랑 보통 흥정을 해야 하는 데 잘하면 200위안 정도에 흥정할 수 있을 거고 거기에 입장료가 90위안이 붙는 데 뭐 그다지 대단할 건 없다. 비추다.'라고 말해서 '그런가...?'하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시안 교통대학에서 교수를 하고 있는 분이 조율을 해 주어서 기름값, 운전 기사비 다 포함해서 300위안에 빌렸고 학생 한명을 가이드로 소개 받아서 전격적으로 이곳에 가기로 했다. 그 학생은 초등학교 때 단체로 구경와 본 이래 처음 와 본다고 했다. '뭐, 그렇겠지...'

 

이 장면을 보려고 많은 사람들이 시안을 찾는 지도 모르겠다. 실제 사람보다 조금 크게 만들어 졌고 모두 당시의 옷을 정교하게 입고 있고 -갑옷의 끈까지 정교하게 묘사하고 있다.- 표정도 다 조금씩 다른 이 인형들은 세계 8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꼽히기도 하고 UNESCO의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되어 있다. 1호갱은 보존상태가 가장 좋고 가장 큰 규모인데 당시에 병사들을 어떻게 배치해서 전쟁에 나갔는 지 -정확하게는 13열의 궁수부대로 선봉대를 만들고 38개의 보병을 종대로 본진을 꾸미고 1개의 종대에는 말 4마리를 배치하는 진영- 를 알려주는 귀중한 자료가 되기도 한다고 한다. 이런 전법으로 진나라는 최초로 중국을 통일했던 모양이다.

 

이집트의 피라미드 내부를 보는 것 같은 구조가 인상적인 병마용 박물관 제2호 갱의 모습이다. 큰 규모의 1호갱에 비하면 규모는 좀 작지만 대신에 1호갱은 보병이 중심이지마 2호갱은 좀 다양한 군진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진에는 궁수가 나와 있지는 않지만 2호갱에는 궁수 들이 제법 있고 2조로 나누어 적을 공격하는 전법을 확인할 수 있도록 배치되어 있다고 한다. 원래 병마용들은 모두 색이 칠해져 있었다고 하는 데 발굴이 되면서 산소와 만나 모두 색이 없어져 버렸다고 한다. 그래서 현재 더 있지만 고고학 기술이 발달할 때까지 발굴을 중단하고 있다고 한다.

 

3호갱은 현재 인형들을 모두 들어내 이렇게 황량한 모습이다. 파손이 좀 되기는 했지만 3호갱 안에는 빚어 만든 전차가 출토되었고 병마용 중 일부가 실제 구리로 만든 창을 들고 있었다고 한다. 구리로 만든 창은 당시에 전투에는 사용되지 않았고 지휘하는 의장용으로만 사용되었기 때문에 3호갱은 계급이 높은 지휘계통을 빚어 놓은 것이라고 한다. 불행히 그 작품들은 일부만 박물관에서 볼 수 있었다.

 

이 사진 찍기 꽤 힘들었다. 3호갱의 몇몇 인형은 별도의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데 워낙 인기가 많아 수많은 사람들로 둘러쌓여 있었고 다들 뒤에 이 놈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서 접근 자체가 만만치 않았다. 하여간 겨우 접근해서 사진을 찍었는 데 정교하게 잘 만들었다는 건 인정한다. 이렇게 멋진 작품을 만든 사람들은 대체로 전쟁에서 잡혀온 포로들이었고 진시황릉의 위치를 비밀에 부치려던 진시황은 이 인형을 제작한 사람들을 모두 그자리에서 죽였다고 한다. 진시황은 10대에 왕위에 올랐고 그때부터 이런 무덤을 계획했다고 하는 데 '참 못 된 아이'였다는 생각이 든다.

 

병마용 박물관 출구 쪽으로는 벽돌로된 건물에 기념품 가게가 늘어서 있는 건물이 있다. 주요 아이템은 병마용 모형. 부르는 가격이 천차만별이라 흥정을 잘 해야 한다. 일행 중에 한명이 그걸 샀는 데 같이 가준 중국 학생이 흥정을 해 주었고 반 값으로 깎고도 '이게 시세가 정확하게 얼마인줄 알면 더 깎을 텐데 사 본 경험이 없어서 그냥 반으로만 깎았다.'라고 말하는 걸 봐서는 보통 2배보다 많이 부르는 모양이다. 아무래도 중국을 여행하려면 중국어를 좀 잘 해야되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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