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이난, 가오슝을 둘러보고 타이페이로 향했다. 각각 한국의 경주와 부산일 것이라는 이미지를 갖고 갔다. 한국의 경주에 비하면 타이난의 역사 유물은 좀 실망스러웠다. 가오슝은 부산 같은 매력은 있었지만 짧은 일정이라 그런지 개인적으로는 부산에 조금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한 겨울에 추위를 피한 것에 만족하라면 할 말이 별로 없지만. 하여간 출국은 타이페이에서 해야 하니 고속철을 타고 타이페이로 향했다. 고속철 가오슝 역은 우리나라 역들과 비슷해 보였다. 가오테를 타 봤는 데 신칸센을 들여와서 그런 지 신칸센하고 비슷했다. 쾌적하고 널찍했다.

일제 시대의 가오슝 시청 건물이라고 하는 데 지금은 역사 박물관이 되어 있었다. 이곳을 지날 때는 폐관 시간이 되어 들어가 보지는 못했고 겉모양을 보는 것으로 만족했다. 얼핏 인상은 카나가와 현이나 아이치 현청 건물하고 비슷해 보였다. 사진 속 건물은 메이귀 성무탕(聖母堂)이라는 곳이다. 가오슝의 아이허에 놓인 다리 중에 가오슝대교라는 다리 옆에 성당이 하나 있다. 가오슝 최초의 성당이라고 하는 데 개축 과정을 거치면서 고딕식 첨탑이 생겼다고 한다. 조금 오래된 동네 큰 교회같았다.

치진은 고운 모래가 있는 해변이 있었다. 부산의 광안리나 해운대 같은 곳일 것 같은데 분위기는 훨씬 서민적이었다. 일단 모래가 검은색이라 덜 고급스러워 보였을 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야자수가 늘어선 해변은 이국적이었다. 아열대 기후의 대만이지만 2월에는 해수욕을 할 수 없어 바닷물에 발을 담그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해변에서 페리 터미널까지는 해산물을 파는 식당과 노점 들이 늘어서 있었다. 대충 월미도의 횟집 거리 같은 분위기 였는데. 해산물이 맛있을 것 같기도 했지만 부산 횟집에 서울 사람이 가도 바가지 쓰기 십상일 텐데 하물며 외국인은 어떨까라는 상상을 하며 구경에 만족했다.

치진에 있는 마쭈를 모신 사원. 어업을 많이 해서 그런 지 대만 사람은 바다의 여신인 마쭈를 좋아하는 것 같다. 가오슝에서 가장 오래된 사원이라고 하는 데 푸젠성의 어부가 태풍을 피해 이곳에 와서 사원이 생겼다고 한다. 대만도 일본과 마찬가지로 지진, 태풍 때문에 고생이 많은 듯 했다. 언덕 위에 등대가 있는 데 가우슝덩타(高雄燈塔)이고 중국말로 등대는 등탑이라고 하는 것 같다. 청나라 때 영국 기술자를 불러서 만든 대만 최초의 등대라고 한다. 1880년대에 만들엇 1980년대까지 100년쯤 사용하다가 지금은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하는 데 언덕 위의 등대에 올라갈까 하다가 그냥 바라보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이곳의 이름은 다거우잉궈링스관(打狗英國領事館)이라고 한다. 왜 개를 때린다는 말이 들어가 있는 지는 모르겠으나, 예전 영국 영사가 살던 집이라고 하는데 가이드북에 전망이 좋다고 되어 있던 만큼 언덕을 올라가야 볼 수 있었다. 가이드북에는 입장은 무료이고 카페가 있다고 했는데 2년만에 바뀌었는 지 2015년 2월에는 입장료를 받고 있었다. 차 한잔은 할 생각 있었는데 옛날 양옥 구경은 별로 당기지 않아서 경치 좋아 보이는 시즈완으로 내려갔다. 시즈완은 바닷 바람이 불어오고 해변 경관이 아름다운 곳이었다. 중산대학이라는 대학이 이곳에 있었는데 부산의 해양대학처럼 부러운 위치였다. 공원에서 바다를 바라 보다가 배를 타러 선착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구산에서 치진까지는 배를 타고 가게 되어 있다. 짧은 거리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