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료 셔틀 버스를 타고 호텔에서 공항에 갔다. 공항은 뭔가 열악해 보였다. 이 나라가 정말 1인당 GDP 5만불이 넘는 게 맞나 싶을 정도로. 제주항공을 탔는 데 중국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지금은 사드 보복으로 없겠지? 기내식 주문에 실패해서 공항에 있는 Pacific coffee에서 샌드위치를 하나 사서 들고 탔고 파스쿠치 커피를 시켰다. 던킨 커피가 가성비가 좋아 보였는 데 그건 국내선에서만 판단다. 샌드위치가 좀 상태가 안 좋다고 느끼며 그래도 배고파서 이놈 안 샀으면 큰일 났겠다고 고마워하며 인천 공항에 도착했다. 마카오 괜찮은 것 같다. 기회가 되면 한번 더 가고 싶을 만큼.

마카오의 베네치아 호텔은 파리 호텔로 연결이 되어 있었다. 이름처럼 에펠 탑을 바깥에 설치해 놓았다. 라스베가스에서도 그랬는 지 잘 모르겠지만 꽤 크고 실제 에펱탑처럼 중간에 식당이 들어서 있었다. 호텔 내부는 베네시안 호텔에 비하면 좀 평범했다. 방돔 광장을 카피했다고 하는 데 별로... 가짜 에펠탑이 입장료도 받아서 그냥 패스할까 하다가 최후의 만찬?을 가짜 에펠탑 안에 있는 식당에서 하기로 했다. La chine라는 중국 음식점이었는 데 에펠탑 속의 라쿠폴을 흉내내서 만든 것 같았다. 생각보다 가격은 저렴하고 맛은 괜찮았다. 사진 속 요리는 사과가 들어간 탕수육 같은 음식인데 식감이 특이했다. 볶음 국수와 라이스를 하나씩 시켜셔 share 했는 데 맛은 다들 좋았다. 라이스는 plating도 예뻤다..

산토 아고스티노 광장 이름이 붙여지게 만든 산토 아고스티노 성당은 이렇게 생겼다. 모양은 스페인 네르하에서 봤던 성당하고 닮은 것 같다. 네르하에서는 흰색이었지만 이 놈은 노란색이기는 하지만. 우리가 갔을 때는 문이 닫혀 있어서 들어가 볼 수는 없었다. 이 동네에는 노란색, 연두색의 파스텔 톤의 건물이 많이 있다. Seminario라는 이름이 붙어 있는 데 성당 겸 수도원이라고 한다. 뭔가 다른 용도로 사용되고 있는 것 같아서 들어가 보지는 않았다. 가이드 북에 보니 돔형 지붕이 멋지고 예수회 최초의 동방 선교사 자비에르의 팔이 묻혀있다고 설명이 되어 있어 들어가볼 껄 그랬나 하는 생각이 스쳤다.

유럽을 돌아다닐 때 광장이라는 단어를 지도에서 보고 실제 그 자리에 가보고 너무 좁아서 '이게 무슨 광장이야?'라고 느낄 때가 많다. 세나도 광장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또 다른 광장이라 비슷한 느낌일 거라고 생각하며 갔는 데 별로 그렇지는 않았다. 대신 아침에 가서 그런 지 세나도 광장보다는 훨씬 조용하고 그래서 더 유럽같기는 했다. 물론 전날 밤에 봤을 때도 사람은 없었다. 두 사진을 똑같은 구도에서 찍은 걸 보니 내가 이런 구도를 좋아하나 보다.

영화 도둑들 포스터도 찍었고 도둑들에서 도둑들의 아지트가 있었던 곳으로 나온 곳인데 숙소로 가는 길에 우연히 눈에 들어 왔다. 2층 건물이 늘어서 있고 아래 층에 가게가 있고 위에 방이 있는 구조라 싱가폴의 차이나 타운 같아 보이기도 했다. 싱가폴은 좀 더 깔끔하고 여기는 후줄근해 보이기는 하지만. Felicidade는 포르투갈어로 행복?이라는 뜻일 것 같다. 원래 포르투갈 식민지 시절에 선원을 상대로 한 밤업소 들이 있던 곳이라 그런 이름이 붙어 있는 것 같다. 지금은 호스텔 내지는 그냥 가게로 이용되고 있는 듯 했다.

상 파울로 성당 위의 언덕에는 요새가 있다. 포르투갈, 스페인이 항로를 개척하고 나서는 후발 주자로 네덜란드, 영국이 따라 왔고 마카오를 점령한 포르투갈 사람들은 후발 주자로부터 마카오를 지키기 위해 요새를 만들었다고 한다. 실제로 이 요새는 네덜란드가 마카오를 공격했을 때 한 번 제 기능을 발휘한 적이 있다고 한다. 분위기는 동남아에 남유럽 국가가 만들어 놓은 요새라는 공통점이 있어서 그런지 필리핀 세부에 있는 놈하고 비슷해 보였다. 요새가 되기 전에는 예수회의 교회였기 때문에 교회 건물의 흔적도 좀 남아 있었다. 이곳의 매력은 아마 마카오의 전망을 볼 수 있다는 점일 것 같다. 글쎄, 전망이 그렇게 부자 나라 같지는 않았다. 여기 정말 1인당 GDP 5만불 넘는 거 맞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