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라비에서 마지막날 드디어 비가 왔다. 돌아다니는 대신에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에 마사지를 받아 보기로 했다. 해변가에 있는 호텔에 있는 마사지 샵에 갔는데 1시간 코스가 200밧으로 아주 저렴했다. 마사지사가 힘이 좋아서 그런지 조금 아프다는 느낌도 들었지만 뭔가 몸이 풀리는 것 같기도 했다. 뭐 이러니까 사람들이 마사지를 받겠지. 하여간 타이 마사지가 이런 거구나 하는 걸 체험하기는 했다. 좀 아프다. 특히 마사지사가 엎어놓고 내 몸 위로 올라갈 때 갈비뼈가.

바베큐가 포함된 부페였는데 맛있게 먹었다. 태국 남부 쪽으로 갈수록 음식이 매워진다고 하는데 한국 사람 입맛에는 매운 지 잘 모르겠었다. 빨간색 카레가 매울 지도 모르지만. 디너쇼 진행자는 그렇게 사회를 봤지만 개인적으로는 전날 먹었던 음식 보다 좀 특색이 없어 보였다. 그냥 우리집 앞에 있는 드마리스 같은 부페식당과 비슷한 음식. 어쩌면 열대과일이 있고 코코넛으로 만든 떡이 많은 디저트가 좀 다를 지도. 태국에서 열린 일본 국내학회같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일본 사람이 많아서 그런 지 디너 쇼도 약간 일본 사람들 취향으로 만들어진 것 같았다. 별로 관객의 참여를 유도하지는 않고 그냥 예쁘게 춤추다 퇴장하는 분위기로. 중간에 나왔던 가수도 일본 노래를 불러주고.

위에 사진은 코홍섬으로 가는 배를 타기 위해 선착장에 모여서 찍었다. 리조트에서 이곳까지는 트럭을 개조한 차를 타고 이동했는데 문이 제대로 닫히지 않는 차에 맨 끝에 타고 이곳에 와서 어디서도 느낄 수 없는 스릴을 느꼈다. 드디어 무사히 배에 탔다. 가이드가 있었는데 이곳의 지명은 인도네이사어로 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을 하는 데 동남아도 국경이 역사적으로 여러 번 바뀌었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 남쪽 태국은 중국계 사람은 별로 보이지 않고 인도계로 보이는 사람들이 많은 듯 했다. 드디어 코홍섬에 도착했다. 눈부신 백사장을 기대해서 조금 실망했지만 그래도 모래는 고운 듯 했다. 프론트에 앉아있던 아가씨와 나 사이에 뭔가 미스 커뮤니케이션이 있었던 모양이다. 나는 수영복, 타올 다 준비하니 필요없다고..

호텔에서 휴식시간에 나온 다과는 이런 모양이다. 내 기억에 만두 같은 놈도 있었는데 사진을 안 찍은 모양이다. 여기는 아닌가? 싱가폴은 영국의 애프터눈 티가 싱가폴에 와서 현지화 하면서 영국과 달리 딤섬 같은 걸 같이 먹는 형태가 되었다고 하던데... 하여간 만두 매니아인 나에게는 즐거운 일이다. 식당 사진 왼쪽이 백사장이 펼쳐진 바다이다. 저녁식사에 비해 태국음식 보다는 서양음식에 가까워졌지만 분위기가 좋은 건 사실이다. 우리나라 겨울일 때 이런 곳에 있어서 더욱 감동적이었을 지 모르곘다.

공항에서 출장지인 아오낭 빌라 리조트까지는 택시를 타고 갔다. 택시 운전기사가 중간에 어떤 가게에 잠깐 들린다. 우리만 놔두고 택시 운전기사가 내린다. 가게에서 아줌마가 나와서 보트 투어, 스노클링, 패러글라이딩 뭐 그런거 안할 거냐고 물어본다. 안한다고 하니까 표정이 갑자기 무서워 지더니 짜증을 팍내고 차 문을 쾅 닫고 가버린다. 택시 운전기사가 다시 와서 목적지까지 데려다 준다. 기분이 별로 좋지는 않았지만 이것도 이국적?이라고 생각해 주기로 했다. 타이 스마일은 언제나 나오는 게 아니구만. 출장 장소인 아오낭 빌라 리조트는 해변에 바로 붙어 있어 틈틈히 해변 산책을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여기 오기 직전에 만난 말레이시아 UTM 사람들이 우기라서 계속 비만 온다 그랬는데 이렇게 화창한 날씨가 어디냐..

비즈니스 석이 이렇게 생겼다. 자리는 서울-쿠알라룸프르 구간 보다 좀 좁은 듯. 비행기도 좀 낡은 듯 했고. 승무원은 내 이름을 이미 알고 있었다. 하지만 쿠알라룸프르에서 출발하는 편은 웰컴드링크로 구아바 주스를 준다. 1시간의 짧은 비행이라 별 게 안 나올 것이라고 상상했으나 의외로 밥이 훌륭하게 나와서 놀라웠다. 인색한 마음으로 보면 이코노미 클래스 기내식 비스무레하게 생겼다고 볼 수도 있지만 그래도 하얀 식탁보에 제대로 도구를 주고 제대로 된 그릇에 주는 게 어디인가? 비프, 치킨, 피쉬 중에서 피쉬를 골랐는데 결과는 좋았다. 생선은 삼치 비슷한 맛이 나는 듯 했는 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