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항버스를 타고 다시 칭다오 공항에 왔다. 반들반들한 대리석 바닥이나 뭔가 허하다. 가게가 별로 없어서 그럴까? 아니면 빠란 피아노가 너무 어색해서? 뭐, 지방 공항이 이만큼 크고 깔끔하면 됐지 싶기도 하지만 면세점도 뭔가 허하다는 느낌은 지울 수 없다. 서울로 들어가는 아시아나 비행기에 탔다. 짧은 비행이라 기내식은 종이 도시락에 나온다. 하긴 비슷한 비행 시간의 일본 노선은 샌드위치이니 밥을 주는 게 어디냐 싶기도 하지만. 과연 칭다오에 다시 오게 될까? 중국이 무비자가 되면? 글쎄...

칭다오 시내는 시골 같지는 않고 그냥 지방 도시같은 느낌이다. 만두집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중국에서는 길에다 중국의 다른 도시 이름을 많이 붙여 놓았는 데 헛갈릴 것 같다. 사진 속의 길도 텐진로인데 같은 이름의 길이 중국 여러 도시에 있을테니... 나에게 중국여행이란 만두여행인 것 같다. 한국 들어가기 전 마지막 먹부림으로 만두 두 판을 시켰다. 한국에서 수입한 아동복을 파는 가게인 것 같은 데 가게이름에 진달래를 쓰려고 했겠지? 뭔가 시절이 좋아지면 칭다오에 배를 타고 와보고 싶기도 했다. 이런 태평한 생각을 하는 걸 보면 일단 미세먼지와 녹조 때문에 칭다오를 잘 즐기지 못했다는 아쉬움도 있는 것 같고 칭다오에 와서 바가지를 썼다거나 하는 나쁜 경험이 없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아니면 영빈관 찾아..

누가 보면 사진에 노란색 필터 처리한 줄 알 것 같다. 아닐까? 당연히 미세먼지라고 생각할까? 하여간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바다는 녹조 하늘은 미세먼지가 가득해 칭다오가 중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라고 주장하는 분들의 말에 동의하기 어려웠다. 독일 퓌센의 노이슈반슈타인 성이 직접 가서 보면 별로고 마리엔브뤼케에서 봤을 때 멋지다고 했듯이 영빈관도 가서 보면 별로인데 신호산 공원 전망대에서 보면 멋지다고 주장한다. 멋지다 까지는 조금 어려울 지 몰라도 헨젤과 그레텔 같은 그림 동화에 나오는 궁전처럼 보이기는 했다. 아마 저 뒤로 바다가 보여야 하겠지? 미세먼지는 밉다.

칭다오에 오면 꼭 가야하는 곳 중 하나가 바다가 보이는 독일 풍의 마을을 볼 수 있는 신호산 공원의 전망대일 것이다. 가는 길에 이런 안내판이 있는 데 잘 모르는 중국말을 제외한 영어, 일본어, 한국어를 보았을 때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된 게 없는 것 같다. 눈치를 봐서는 기어올라가지 말라는 경고 같은 데 누가 만든 것일까? 전 세계의 멋진 전망이 있어서 연인이 올만한 곳 들은 다 사랑의 성지가 되어 가는 듯 했다. 이곳도 예외는 아니어서 하트모양 자물쇠가 잔뜩 잠겨져 있었다. 이곳을 다녀간 사람들 중에 이 분수가 멋지다고 하는 분들이 많은 데 내 시각으로는 4마리의 용들이 너무 오리 같아서 별로 좋은 점수를 주기가 어렵다. 주변하고 그렇게 어울리는 것 같기도 않고. UFO를 연상시키는 사이버틱한 디자인..

54광장까지는 버스를 타고 갔다. 사진은 칭다오의 버스 내부의 모습이다. 여행자가 이용하기 편한 지하철은 없는 도시이고 버스가 주요 대중교통 수단이 된다. 여기 배낭여행 했던 사람들 블로그에 보면 버스 요금이 1위안이니 싸긴 하지만 언제 내릴 지 알 수 없어 무서워서 중국어 모르면 잘 못 탄다고 하는데 나는 노선이랑 내리는 곳 발음 보고 잘 이용하고 다녔다. 대신 이 동네 사람들 영어를 잘 못하기는 한다. 하긴 우리나라 시골 도시도 마찬가지일테니... 칭다오 하면 왜 이 사진을 꼭 랜드마크 처럼 쓰는 지 모르겠다. 불꽃을 형상화한 조형물 같은 데 중국의 5/4 운동과 뭔가 관계가 있는 것 같다. 이곳은 고층 건물이 많이 들어서서 독일 조차지와는 좀 다른 분위기가 난다. 멀지 않은 곳에 칭다오 맥주 박물관..

칭다오에서 묵었던 호텔이다. 옛날 독일 조차지 시대에 지어진 독일식 건물을 개수해서 만든 호텔이라는 말에 혹해서 묵었는데 결과는...? 천주교회 근처에 있어서 위치도 나름 괜찮고 객실 분위기도 특이하기는 한데 아무래도 3성급 호텔이라 시설이 좋지는 않았다. 바닥에 말라 죽은 채로 나를 반기던 바퀴벌레도 인상적이었고...그래도 이런 곳에 하루 쯤은 묵어 보는 것도 괜찮은 경험이라는 데 토를 달 것 같지는 않다. 이 호텔 아침식사는 이렇게 나온다. 당시에는 별로 맛 없다고 생각하면서 먹었는데 막상 사진을 보니 꽤 괜찮은 것 같다. 사진에는 안 나왔지만 꽃빵은 좀 마른 느낌이었고 스크램블은 맛없었고 고추가 살짝 들어간 야채 볶음은 맛있었다. 꽃빵하고 같이 먹으면 고추 잡채를 먹는 느낌도 살짝 나고.

1903년에 세워진 독일 총독의 관저인데 당시 독일 총독은 조차지 총독 관저치고 너무 삐까뻔쩍하게 지었다는 이유로 본국으로 송환되었다고 한다. 일단 기독교회처럼 두텁고 조금 육중한 느낌의 건물이다. 굉장히 눈에 확 뜨일 것 같은 건물이지만 의외로 찾기가 어려워서 택시를 타려고 했는데 내가 택시를 탄 위치랑 이곳이 너무 가깝고 길이 복잡해서 택시가 보통 승차거부를 했다. 그래서 지나가던 중국 청년에게 부탁했는데 티코를 개조한듯한 빨간 택시 아저씨랑 네고를 해서 데려다 주도록 도와줬다. 얼마 안되는 돈이라며 택시비까지 내 줬는데 여러가지로 정말 고마웠다. 잉빈관은 표준 발음이고 칭다오 사람들의 발음은 우리랑 똑같이 영빈관이었다. 신기했다. 내부는 이렇게 생겼다. 칭다오에서 가장 인기있는 건물이라 그런지 관광..

독일 사람들이 남쪽은 주로 카톨릭(Katholik), 북쪽은 주로 기독교(Evangelische Kirche)를 믿어서인지 칭다오에는 카톨릭 성당과 기독교 교회가 모두 있다. 카톨릭 성당이 고딕풍의 건물이었다면 기독교 성당은 로마네스크 바로크 풍의 건물이었다. 라푼첼 같은 동화책에 나올 것 같은 모습인데 내부는 별로 볼 것이 없다고 해서 입장료 내고 들어가 보지는 않았다. 가이드북에는 시내가 전망이 되어 전망이 훌륭하니 기념촬영을 하라고 되어 있는데 수풀속에 살짝 파묻혀 있어 별로 보이는 건 없던데 입장료 내고 탑에 올라가야 그렇다는 이야기인 것 같다.

산둥성 최대의 휴양지. 산해관, 정양관, 가욕관, 문승관, 자형관, 정무관, 거용관, 소관 등 8개의 관문이 있어 팔대관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칭다오에서 가장 경관이 빼어난 곳에 위치해 조계 시절 각국의 부호들이 지은 별장들이 즐비했다고 한다. 현재도 독일, 러시아, 영국, 이탈리아, 일본 등 24개국의 건축양식을 반영한 200여 채의 건물이 있어 만국 건축 박람회라고 불릴 정도다.' 라고 가이드북에 나와 있고 별 5개 만점에 4개로 칭다오에 있는 볼거리 중에서 가장 높은 평점을 주고 있지만 나는 별 3개 주기도 좀 주저스럽다. 일본에서 고베의 기타노, 요코하마의 야마떼, 나가사키의 히가시야마테처럼 유럽풍의 양옥이 남아 있는 서양식 거주지는 제법 보았고 그쪽보다 아기자기한 맛이 떨어져서 건물이 조금더 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