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안 공항에 올 때 공항에는 밤 12시쯤 떨어졌고 공항에서 시안 교통대로 들어올 때 pick up 서비스를 이용했다. 택시 타면 170위안 정도 나올 텐데 200위안 내면 학교 직원 보내서 피켓 들고 서 있다가 데리고 와 주겠단다. 그래서 그렇게 왔는 데 다음 날 사람들 이야기 들어보니 다양했다. 택시를 타고 온 대학원 생은 250위안에 왔다고 하고 170위안이라고 들었다고 흥정한 교수님은 200위안에 왔고 중국어를 하는 박사님은 170위안에 왔다는 것이다. 이쯤되니 시안 교통대에서 공항으로 갈 때 등록 데스크에 있던 시안 교통대 학생에게 택시값 흥정을 부탁했다. 잠시 후 현재 120 위안인데 맘에 들면 타고 가고 맘에 안 들면 더 깎아 보겠단다. 물론 Thank you very much였다. 중국어 못..

중국을 최초로 통일한 진시황의 무덤이다. 진시황 이후에 중국에 수많은 황제가 있었지만 진시황의 무덤이 가장 크다고 한다. 가로, 세로 400미터쯤 되고 높이가 80미터로 이집트의 쿠푸왕이라는 왕의 피라미드와 함께 세계에서도 가장 큰 왕릉이라고 한다. 진시황은 사후 세계를 위해 당시 수도였던 센양의 축소판을 자기 무덤에 만들어 놓았고 도굴을 방지하기 위해 보통의 산처럼 위장했다고 하는 데 일단 사진 속에 보이는 앞에 조성된 정원이 없다면 그냥 산처럼 보일 것 같다. 당시 중국의 수도를 그대로 재현해 놓았다는 릉의 내부가 매우 궁금하긴 하지만 발굴을 안하고 있어 진시황릉은 그냥 계단으로 릉에 오를 수 밖에 없는 상태였다. 가이드북의 평은 '무덤이라는 걸 빼면 언덕에 불과한것을 뭐 힘들게 오르냐는 의견도 있지..

론리 플래닛의 몇 판이었는 지 모르겠지만 표지를 장식하고 있는 사진은 진시황의 병마용 이었는 데 그 곳은 시안 근처에 있었다. 시안까지 왔는 데 그걸 안 보고 갈 수는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는 데 이쪽에 자주 와 본 선배가 '병마용 박물관은 택시 미터기 꺾고 가는 곳이고 택시 운전기사랑 보통 흥정을 해야 하는 데 잘하면 200위안 정도에 흥정할 수 있을 거고 거기에 입장료가 90위안이 붙는 데 뭐 그다지 대단할 건 없다. 비추다.'라고 말해서 '그런가...?'하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시안 교통대학에서 교수를 하고 있는 분이 조율을 해 주어서 기름값, 운전 기사비 다 포함해서 300위안에 빌렸고 학생 한명을 가이드로 소개 받아서 전격적으로 이곳에 가기로 했다. 그 학생은 초등학교 때 단체로 구경와 본 이래..

학회가 열렸던 난양호텔의 모습이다. 학회에서 등록비 사전 결제가 잘 안되어서 결국 호텔의 카드 결제 시스템으로 결제를 했는 데 호텔이 중국어로 酒店이어서 학회 등록비 카드 전표가 주점에서 발행된 것으로 되어 좀 난감했다. 학회에서 발급한 영수증과 함께 처리하여 다행히 별 무리는 없었지만. 중국의 물가 감각을 갖고 있는 사람은 이 방을 비싸고 별로 안좋다고 평하기도 했는 데 한국의 물가 감각을 갖고 있는 나로서는 1박에 대충 4만원 쯤 하는 방이 우리나라 별 5개 호텔 중에 좀 후진 놈하고 비스무래한 수준이면 만족할 수 밖에 없다.

중국의 명문대학 중 하나인 서안 교통대학의 모습이다. 오래된 느낌의 가로수가 인상적이다. 캠퍼스도 꽤 아름답고 좋았다. 장쩌민 주석이 나온 교통대학은 우리가 생각하는 교통과는 관계가 없고 '하늘과 통하는 학문을 가르친다'는 의미에서 만든 고유명사라고 한다. 원래는 상해에 있었는 데 국방기술 연구를 많이 하다보니 냉전시대에 미국의 항공모함이 와서 가볍게 폭격할 수 있는 항구도시 상해는 부적격지라고 생각하여 내륙의 서안으로 옮겼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해의 교통대학을 폐교하지는 않았고 그 자리에 다시 학교를 만들어 오늘날 상해 교통대학이 되었다고 하고 서안 교통대학에 다니는 사람들은 이쪽이 원조라고 생각하는 듯 했다. 지금은 상해의 경제력이 월등해서 상대적으로 상해 교통대학보다 많이 밀리는 느낌이기는..

서안의 2개의 대표적인 탑이 대안탑과 소안탑이고 대안탑 앞에는 공원같은 광장이 조성되어 있었다. 마침 토요일 오후여서 꽤 많은 사람들이 산책을 하고 있었고 어떻게 보면 서울의 올림픽 공원 같은 느낌도 좀 났다. 올림픽 공원처럼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는 사람은 별로 못 봤지만. 하여간 멀리 보이는 대안탑의 모습은 걸음을 재촉하게 할 만큼 인상적이었다. 대안탑은 자은사(慈恩寺, 츠언스)라는 절 안에 있다. 그 입구에서 사진을 찍었는 데 서양인 관광객 아저씨 인물 사진이 된 것 같다. 이 사진을 누군가에게 보여줄 때마다 '이 사람 아는 사람이야?'라는 질문을 계속 들을만큼. 원래 자은사는 당 고종의 어머니인 문덕황후의 극락장생을 기념하기 위해 당나라 황실에서 지은 절이었으나 당 말기의 전란으로 모두 불타고 대안..

전통 궁전양식의 외관이 돋보인다고 주장하지만 서울대학교 규장각같이 볼품없어 보인다면 이 건물을 설계한 건축가에게 혼날지도 모르겠다. 중국 최초로 자동화된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하는 데 자동화된 시스템이라고 해야 지하철 개찰구 같은 입구 뿐인 것 같은 데라고 말하면 또 혼날지도. 어찌되었든 서울 국립박물관이나 공주 박물관 같은 새로 삐까뻔쩍하게 지어놓은 건물들에 익숙해서인지 이 건물에 대한 화려한 수식어들엔 그다지 동의하고 싶지 않다. 물론 이 박물관이 갖고 있는 고대에서 당나라 시대까지의 유물이 훌륭한 건 사실이지만. 자줏빛 마노로 만든 짐승 머리 모양의 술잔인 이 유물이 이 박물관의 대표 물건 중 하나인 듯 했다. 그래서 기획 전시를 해서 이 박물관 물건들을 외국의 다른 박물관에 빌려줄 때도 이 놈만은 ..

서안에서 불교사원을 하나 가보고 싶었다. 가장 유명한 절로 중국 100배 즐기기에서 별3개 만점을 주고 있는 대흥선사라는 곳을 찾았다. 역사가 진나라까지 올라가는 유서깊은 절이지만 수, 당 시대를 거치면서 유명한 절이 되었다고 하고 건물은 1949년에 거의 복원된 것이라고 한다. 이곳은 비밀스럽게 불법을 전파하는 밀교사원이라는 데 특징이 있다고 한다. 어딘지 사이비같은 느낌도 나지만 하여간 이 절은 봉은사가 테헤란로에 있는 것처럼 꽤 번화한 거리 속에 있는데 그 번화한 거리에서 표지판을 보고 이 진입로에 들어선 순간 갑자기 성룡이 나오는 중국 영화의 배경 속으로 들어온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 대흥선사의 천왕전의 모습이다. 한국, 중국, 일본이 참 다르다고 하는 데 불교 사원도 그런 것 같다. 물론 익숙..

의정이라는 당나라 시대에 스님이 있었던 모양이다. 우리에게 삼장법사로 유명한 현장은 육로로 인도에 다녀왔지만 이 사람은 해상 실크로드로 인도에 다녀왔고 400여권의 불경을 가져왔다고 한다. 현장의 대당서역기에 밀리긴 하지만 이 사람도 대당서역구법고승전이라는 책을 썼고 7-8세기 인도 연구에 중요한 자료라고 하는 데 이 사람이 가져온 불교 관련 유물을 위해 만든 탑이 소안탑이라고 한다. 가이드북엔 입장료가 18위안이라고 적혀있었는 데 40위안으로 올라 탑 하나 보는 것 치고는 너무 비싸고 (우리나라 첨성대보다 10배는 비싸다. -_-;) 얼마 후에 대안탑에 갈 예정이라 이 놈은 포기했다.

남문에서 비림 박물관으로 이어진 길이 시작되는 곳에 위치한 서원문의 모습이다. 패루의 형태라서 왠지 중국이 아니라 외국에 있는 차이나타운이 시작되는 곳 같은 느낌이 든다. 서원문에서 비림 박물관까지의 길은 보행자 전용으로 서울의 인사동같은 분위기가 흐른다. 좀더 솔직히 말하면 건물에서 주는 오래된 느낌 때문에 인사동보다 분위기가 좋다. 가판대까지 전부 똑같은 것으로 통일해 놓은 모습이 어딘지 작위적이고 사회주의 국가의 특징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뭔가 정돈된 느낌이 나고 시간을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는 듯한 이 거리와 조화를 잘 이루는 것도 사실이다. 모두의 공통된 의견처럼 가판대에서 파는 물건이 그렇게 좋아보이질 않아서 사고 싶은 생각이 별로 안 드는 게 아쉬움이긴 하지만. 중국은 전 세계 기념품 가게의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