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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香港)

침사추이(尖沙咀) 둘러보기

romantiker 2019. 12. 19. 11:03

딤섬으로 배를 채우고 침사추이 구경에 나섰다.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침사추이의 랜드마크인 시계탑이다. 광동어로 시계탑이 '시카이탑(時計塔)'인 모양이다. 탑이 탑으로 발음되는 게 신기하다. 침사추이의 랜드 마크 중에 하나인데 동서남북 4면에 시계가 달려있다고 한다. 원래는 기차역에 붙어있던 시계탑이었는데 역이 옮겨지고 시계탑만 남아있는 것이라고 한다. '10년전엔 왜 이 놈을 못 봤지?' 했다.

 

페닌슐라 호텔에 다시 섰다. 광동어로는 뿐도우자우띰(半島酒店)이다. 어찌보면 광동어 발음이 종성이 있어서 한국말하고 비슷한 것 같기도 하다. 많은 영화에 나오기도 한 곳이고 예전에 친구랑 같이 들어가서 커피 한잔 하고 나오자고 했다가 들어가서 뭔가 분위기가 적응이 안 되어 나왔던 기억이 났다. 이제는 나이가 들었는 지 과감하게 들어가서 돌아 다녔고 방금 전에 딤섬을 잔뜩 먹어서 배가 부르지만 않으면 애프터눈 티를 먹을 기세였다. 사진 오른쪽에 살짝 나온 분수가 풍수지리학적으로 돈을 모은다고 하여 중국 사람들은 분수에서 기념 사진을 많이 찍는다고 한다. 하여간 애프터눈 티를 마시지 못한 아쉬움은 나중에 여기 홍차를 한 깡통 사가는 것으로 달래기로 하고 차 깡통 마저 오래 걸어다니다 보면 무겁게 느껴질 거라 생각하며 나중에 실컷 침사추이 돌아 보고 숙소에 돌아가기 직전에 다시 돌아오기로 하고 길을 나섰다.

 

스타페리 선착장으로부터 해안선을 따라 이어지는 산책로의 모습이다. 해변공원 광둥어로는 허이빤공윤(海濱公園)이라고 읽는 것 같다. 1999년에는 친구랑 스타페리를 탔었다. 그때는 유난히 사람이 없어서 이상하게 생각했는데 다시 찾았을 때는 그렇게 썰렁하지는 않은 것 같았다. 밤에 훨씬 멋진 곳이기는 했지만 바닷가 사람이 아닌 나에게는 낮에 봐도 나쁘진 않았다. 물론 여기 저기 돌아다니다 밤에 다시 올 거 였지만.

 

침사추이에는 예술의 전당 같은 공연장이 있다. 이름은 홍콩만화중섬(香港文化中心). 음푹들어간 U자형 외관이 인상적이고 왠지 내부의 어쿠스틱이 좋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창문이 하나도 없는 디자인 때문에 도시 미관을 해친다는 소리를 들었다고 하는데 내가 보기엔 창문이 없는 것보다는 어딘지 촌스러운 타일이 건축미를 떨어뜨리는 것 같았다. 오페라 메리 위도우를 공연하는 것 같았는데 그걸 보기에는 내가 너무 홍콩에 오랜만에 왔다.

 

해변 산책로에 보면 홍콩의 유명 배우와 감독의 핸드 프린트가 있는 스타의 거리(星光大道, 싱꿩다이도우)가 나온다.-2013년에는 그랬다. 클로즈업에 보면 홍콩 영화 매니아라면 절대 놓칠 수 없는 성지라고 했는데 나도 여명의 핸드 프린트에 한 손을 데고 사진을 찍었다. 여명의 손은 좀 자그마한 것 같았다.

 

스타의 거리 옆에 인터콘티넨탈 호텔이 있다. 중국 사람들은 풍수지리를 아주 믿는 것 같고 홍콩과 싱가폴의 고층 건물들은 풍수지리에서 아이디어를 따와서 건물을 디자인한 경우가 많다고 한다. 호텔 주변에 이렇게 물이 흘러가게 만들어 놓은 것도 여기 지명이 九龍이라 용이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해서 만들어 놓았다고 하고 1층을 통유리로 만든 것도 물에서 헤엄치는 용이 좋아하라고 그렇게 만들었다고 한다. 배산임수는 과학적이지만 이쯤 되면 미신 같아 보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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