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군산, 목포, 진해의 적산 가옥 같은 건물들이 이란에도 좀 남아 있다. 그 중 하나는 지금은 이 지역 작가 누군가의 박물관 처럼 꾸며진 문학관이 되어 있다. 바닥에 벽돌을 쌓아 놓고 일부는 주춧돌 기단 위에 집을 지은 건 일본 전통 양식과는 조금 차이가 있는 것 같다. 하긴 우리나라에서 지은 적산 가옥 들도 우리나라 기후에 맞추어 주방, 굴뚝, 지붕 등의 구조를 조금 바꾸었다고 하는 데 대만에서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글쎄 변형을 해서 맞추는 건 아무래도 원래 목적에 맞추어 개발한 것에 비해 부족할 수 밖에 없어 내 시각에서는 적산 가옥보다는 한옥이 적어도 우리나라 풍토에는 어울리는 것 같다. 그러고 보니 대만 전통 가옥은 어떤 것일 지 잘 모르겠다.
대만 사당에서 마쭈의 라이벌은 관우인 것 같다. 관우는 전 세계적으로 중화권 사람들에게 돈을 잘 벌게 해주는 신으로 인기가 드높은데 대만도 예외는 아닌 것 같다. 오히려 마쭈가 유독 대만에서 인기가 높은 것인 듯. 사당 한쪽에는 적토마를 상징하는 듯한 말 동상이 있다. 우리나라 사람에게 관우는 키가 크고 큰 창을 휘둘르고 적토마를 타고 다니는 이미지인데 중국 사람들에게는 글쎄... 관우의 얼굴이 원래 좀 붉은 편이었다는 기록이 있는 건지 빨간색을 중국 사람들이 좋아해서인지는 알 수 없으나 관우 사당의 관우 얼굴은 빨갛게 표현된 경우가 많은 데 대만은 검정색을 선호하는 것 같다. 관우와 마쭈. 둘을 놓고 생각해 보면 돈을 잘 버는 것도 중요하고 잘 벌다가 망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겠지?
약간 '일본'스러운 이란을 봤고 이제 '대만'스러운 이란을 볼 순간이 온 것 같다. 대만 사람들은 마쭈와 관우의 사당을 많이 지어 놓는 것 같은 데 이놈은 마쭈의 사당인 것 같다. 용머리가 확 휘감겨 올라간 단청이 화려한 지붕이 대만에 온 것을 실감나게 만든다. 대만 사당 들은 가끔 입구를 찾기가 어렵고 빼곡히 다른 건물 들에 둘러 쌓여 있을 때도 많고 좁은 면적에 어떻게든 공간감 있는 연출을 하면서 건축이 되어 있는 것 같다. 자연과 어우러짐을 추구한 우리나라 사당 들에서 볼 수 있는 공간감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협소한 공간에 만든 것 치고는 옹색하지 않게 보이게 해 놓은 게 포인트인 것 같다. 중국 사람들은 기복신앙이 대체로 강한 것 같고 그래서인지 사당 주인공 앞은 늘 공물들로 풍성하다. 불의의 사..
열강들은 식민지에서 무슨 농작물이 잘 자랄까 고민 많이 한 듯 하고 일본은 대만에서 일본 본토에서 제배하기 어려운 작물들을 키워볼 생각을 한 것 같다. 게다가 늘 2모작이 가능한 대만은 쌀 생산지로도 매력이 있었을 것이다. 하여간 쌀 농사 잘 된다는 이 지역에는 일제 시대 건물들이 제법 있는 것 같다. 사진 속 건물은 일제시대의 관공서인듯 한데 지금은 이란 시립 미술관이 되어 있다. 역 앞에는 幾米 공원이라는 공원이 있는 데 기린 조형물이 있는 역처럼 다양한 조형물 들이 설치되어서 사람들이 인스타용 셀카를 많이 찍는 것 같다. 공원 입구에도 옛날 건물이 있는 데 지금은 옛날 영화를 전시하는 공간이 되어 있는 듯 했다. 어떤 분은 여기서 인생샷을 건질 수 있다고 하시는 데 글쎄....인생을 아직 많이 안 ..
1박에 숙박비가 30만원에 육박해서 출장비로 감당이 안 되어 포기하게 만든 출장 장소이다. 아니 뭐가 얼마나 좋길래 대만 시골에 있는 호텔이 이렇게 비쌀까 했다. 겉모양은 일단 그렇게 럭셜하지 않았다. 주변도 그닥... 일단 밥은 대박이었다. 새우튀김의 아삭한 식감과 쇼마이의 탱글한 날치알이 사진을 다시 봐도 침샘을 폭발시킨다. 특히 해산물의 신선함이 대박이었는 데 이쯤 되니 방도 고급질 것 같기는 했다. 다시 정신 차리고 생각하면 대충 제주도의 매종 글래드 호텔 수준인데 방값 비싸다. 그러니 택시 값 부담 하고서라도 저렴한 숙소 찾았겠지만.
행사를 했던 Silk Palace 호텔은 어마무시하게 비쌌고 적당한 숙소들은 시내 중심부에서 좀 떨어져 있었다. 중심부에서 2~3km 정도 떨어져서 최악의 경우 걸어갈 수 있겠거니 하고 숙소를 잡았는 데 정말 최악의 경우가 발생해서 걸어가는 경우도 생겼다. 이란은 나름 대만의 이란 현의 현청 소재지라 어느 정도 대중 교통이 받쳐 줄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버스가 있기는 한데 배차 간격이 무지 길어서 거의 택시에 의존해야 했다. 택시비를 부담하고서라도 숙소가 저렴하니 일단 만족했다. 새로 지은 집 같았고 게스트하우스로 영업하려고 예쁘게 꾸며 놓으셨는 데 손님은 나 밖에 없는 듯 했다. 방은 일단 매우 넓고 깔끔했다. 입구는 이렇게 생겼는 데 정말 가정집에 들어가는 분위기였다. 주인 아주머니가 영어를 못하셔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