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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을 찾았을 때는 온천을 가고 싶었다. 타이페이 근처에 신베이터우 온천이 눈에 띄었는 데 그 온천은 지하철 단수이선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단수이선의 종점인 단수이는 스페인, 네덜란드 군대가 상륙해서 요새를 구축했던 곳이라 관련된 유적도 있고 해서 타이페이 근교에 다녀올만한 도시로 가이드북에 소개되어 있었다. 그래서 동선을 단수이에 갔다가 돌아 오는 길에 신베이터우에서 온천을 하고 스린 야시장을 구경하는 것으로 잡았다.
단수이에서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은 역 근처에 있는 룽산스라는 절이다. 타이페이에도 같은 이름의 절이 있는데 단수이의 룽산스는 시장 골목에 꼭꼭 숨어 있는 자그마한 절이었다. 우리나라 절과 달리 바닥에 돌이 깔리고 향로에 향이 늘 피워져 있고 기둥이 돌로 되어 있고 지붕 위가 좀더 칼라풀한 대만의 절을 보았다.

 

룽산스 다음으로 찾아간 곳은 淸水祖師廟(칭수이주스먀오)라는 곳이다. 타이완 사람들이 숭배하는 신 중에 淸水祖師(칭수이주스)가 있다고 한다. 송나라 때 사람으로 원래 이름은 천소응이라고 한다. 푸젠성에 큰 가뭄이 들었을 때 기우제를 지내 비를 내리게 하여 가뭄을 해결해 주었는데 그 일 때문에 청수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그 후에도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는 일을 하고 살아 후대에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도와주는 신으로 숭배받고 있다고 한다. 내가 찾았을 때는 수리 중이라 여기 저기에 비닐이 씌워져 있고 공사가 진행 중이었지만 많은 사람이 찾아 와서 소원을 빌고 있었다. 역시 중국 사람들의 신앙 생활은 실용적인 것 같다.

 

단수이에서 가장 오래된 사원이라는 푸유궁(福佑宮)의 모습이다. 이름은 복이 도와주는 궁전이라는 뜻인데 여기는 마쭈라는 여신을 모시고 있다고 한다. 마쭈는 10세기 푸젠성 출신의 여자인데 승천해서 바다에서 조난당한 사람들을 구해주는 기운을 나타내어 조정에서 天上聖母로 봉했다고 하는데, 중국과 동남아에서는 뱃사람들이 조난당하지 않도록 해주는 여신으로 믿고 있다고 한다. 사진 안쪽 깊숙히 금색으로 보이는 동상의 주인공이 마쭈인데 이곳의 마쭈상이 대만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평가받는다고 한다. 내가 봤을 때는 불상같이 생겨서 좀 통통하고 네모진 얼굴이라 요즘의 미의 기준으로는 미인이라고 하기는 좀 어려울 것 같던데...

 

사진속 두상을 보면 수염이 긴 산신령같은 중국 할아버지 얼굴 같은데 주인공은 캐나다의 선교사라고 한다. 이름은 Mackay인데 대만 사람들은 마셰라고 부르는 듯하다. 대만에 의료 선교를 와서 대만 최초의 서양식 병원을 세워주고 대만에 처음으로 기독교를 전파한 사람이라고 하는데 지금까지 구경한 곳은 남중국의 느낌이 강했다면 이 지점이 경계가 되어 이후에 본 곳들은 근대 초기에 들어오는 서양 문물을 접하는 느낌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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