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1914년 세워진 양조장이 있던 자리였지만 1987년 문을 닫고 방치되었다가 2007년 새로 단장한 곳이라고 한다. 적벽돌로 지어진 창고 같은 건물에 아기 자기한 가게들이 들어가 있어 일본의 요코하마나 하코다테에 있는 아까렝가랑 비슷한 분위기인데 어스름이 깔릴 때쯤 방문해서 더 분위기가 좋게 느껴진 듯하다. 우리나라에도 옛 창고 건물을 이렇게 만들어도 좋을 것 같은데 허물고 새 건물 올리기 좋아하는 특성상 대도시에서는 기대하기 힘들 지 모르겠다.
타이페이 시청은 이렇게 생겼다. 도쿄도청처럼 내지는 새로지은 서울시청처럼 뭔가 대단한 건물을 기대해서인지 조금 실망했다. 규모가 크고 멋지지도 그렇다고 고풍스럽지도 않은 적당한 크기의 평범한 외관의 건물. 그래도 호화청사 논란이 불거졌단 일본이나 우리나라에 비하면 합리적인 것일까? 시청 안에는 외부인을 위한 박물관이 조성되어 있었다. 이름은 타이페이 탄쉐관 (探索館). 시청 안의 시 홍보를 위한 박물관 치고는 다양하게 잘 꾸며 놓았고 사진에 보이듯이 나름 독특한 아이디어도 많이 보이기는 한다. 다이어트용 운동을 하면 앞에서 화면이 넘어가서 뭔가를 보여준다든지 하는... 그래도 어딘지 어색해 보이고 2% 부족해 보이는 건 관공서에 들어와서 이런 것들을 느끼고 있는 나의 편견일까?
삼민주의로 유명한 쑨원은 청나라 왕조를 타도하고 중화민국을 수립한 사람으로 중국과 대만 양쪽에서 국부로 존경을 받고 있는 인물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와도 관계가 조금 있다고 하는데,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지원하기도 하여 1968년 우리나라에서 대한민국 건국훈장을 받았다고 한다. 공원 안에 있는 사당같은 느낌인데 야자수 가로수 때문인지 살짝 동남아 어딘가 같은 느낌도 났다. 지금까지 퇴임할 때 존경을 받는 끝이 아름다운 대통령에 대한 기억이 별로 없는 나로서는 어딘지 부러운 느낌도 들었다. 이곳을 찾은 시간이 마침 오후 5시 부근이었는지 쑨원 동상 주변에 사람들이 몰려서 무언가를 구경하고 있었고 동상 앞에서 근무를 서고 있던 위병의 근무 마감을 알리는 위병식이 진행되고 있었다. 착검한 총을 들고 있고 군기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