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만을 찾았을 때는 온천을 가고 싶었다. 타이페이 근처에 신베이터우 온천이 눈에 띄었는 데 그 온천은 지하철 단수이선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단수이선의 종점인 단수이는 스페인, 네덜란드 군대가 상륙해서 요새를 구축했던 곳이라 관련된 유적도 있고 해서 타이페이 근교에 다녀올만한 도시로 가이드북에 소개되어 있었다. 그래서 동선을 단수이에 갔다가 돌아 오는 길에 신베이터우에서 온천을 하고 스린 야시장을 구경하는 것으로 잡았다. 단수이에서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은 역 근처에 있는 룽산스라는 절이다. 타이페이에도 같은 이름의 절이 있는데 단수이의 룽산스는 시장 골목에 꼭꼭 숨어 있는 자그마한 절이었다. 우리나라 절과 달리 바닥에 돌이 깔리고 향로에 향이 늘 피워져 있고 기둥이 돌로 되어 있고 지붕 위가 좀더 칼라풀한..

화시제 야시장과 숙소까지는 거리가 별로 멀지 않고 지하철 역까지 돌아가서 한 정거장 타느니 걸어 가는 게 나을 것 같아 걸어 갔다. 타이페이는 서울에 비하면 술집이 정말 없는데 그래서 숙소에서 그냥 캔맥주 하나씩 마시기로 했다. 그래서 숙소 근처 편의점에서 캔맥주 몇 개 사들고 갈까 했는데 숙소로 가는 길에 까르푸를 발견했다. 뭔가 구조가 복잡하고 큰 카트를 끌고 다니기엔 통로가 좁은 것 같기도 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별로 안 파는 신기한 과일도 팔아 재밌게 볼 수 있었다. 그래서 거북이 등껍질같이 생긴 과일을 샀는데 맛은 생고구마 같은 맛이 났던 걸로 기억한다. 까르푸에서 장을 봐 온 놈을 갖고 숙소 침대 위에 상을 차렸다. 깡통에 들어 있는 놈이 타이완 맥주였는데 칭다오를 연상시키는 시원하고 상큼한 맛..

타이페이의 대표적인 야시장 중 하나인 화시제예스에 갔다. 패루가 있고 뚜껑이 있는 아케이드 형태의 공간을 지날 때는 생각보다 깔끔하지만 별로 재미 없다는 느낌인데 그곳을 빠져 나오니 우리가 알고 있는 야시장의 그림이 펼쳐져 있었다. 야시장에 왔으니 꼬치를 먹어봐야지 했고 사진 속 노랑머리 꼬치 파는 아저씨가 한국말로 '양꼬치'라는 말을 알고 계셨다. 나는 소고기 꼬치를 주문해서 먹었는데 맛은 별로였다. 카레 맛이 좀 강하게 나고 좀 질긴 편이었고 그렇게 맛있는 부위는 아닌 듯한...하긴 길거리 음식에 너무 많은 걸 기대하기는 어렵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