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캄보디아는 내전으로 국토의 1/3이 지뢰로 뒤덮여 많은 사상자가 생겼다고 한다. 훈센 측으로 전세가 기울자 반대측은 정글로 들어가 게릴라전을 펴기 시작하였고 내전은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 들었다. 이 상황에서 훈센은 연정을 제안하여 내전을 종식시켰다고 한다. 총리는 훈센이 부총리는 상대방이 그리고 내각을 나누어 구성했다고 하는 데 어제까지 총들고 싸우던 사람들이 같이 연정을 할 수 있을까 매우 의문스럽지만 그렇게 굴러가고 있다고 한다. 오랜 내전으로 많은 상이 군인이 발생하였고 그들에게 연금을 주다가 국고가 바닥을 드러내자 연금 대신 땅을 주고 정착을 유도하는 정책을 폈다고 하는 데 이 지역은 그런 정착촌 중 하나였다. 프놈펜 왕립대학이 기계공학과가 없는 상태. 우리학교 원로 교수님께 기계공학과 신설을 도..

캄보디아에는 항공사가 없고 베트남 항공이 국내선을 위탁 운영하고 있는 듯 했다. 비행기가 좀 열악해 보이기도 했지만 예전에 누군가 (시기는 90년대 중반 쯤이 아니었나 싶다.) 앙코르 와트에 3박 4일 동안 정글을 헤쳐 산넘고 물건너 들어 갔고 앙코르 와트를 보고 감동은 받았지만 3박 4일 동안 다시 나갈 생각을 하니 끔찍했다고 했는 데 비행기로 갈 수 있는 게 어디냐 하기로 했다. 스튜어디스는 베트남 사람이었고 기내식?으로 머핀 하나랑 조그만 생수 하나를 주었다.

이런 곳에 흔히 오게 되지는 않겠지? 그래서 좋은 경험이었을 것이다. 일기를 보니 점심을 프놈펜에서 사간 김밥으로 차 안에서 떼웠다고 하는 데. 강행군에 고생을 하기도 한 듯. 서산에서 오신 농부 할아버지가 농사 기술을 전수한다는 곳? 이곳에서 땅 사기를 당하신 듯 했다. 서울도 몇 번 안 가보신 할아버지를 혼자 보내다니. 우리나라 공무원 들이 뭔가 너무 무책임하게 느껴졌다. '앞뒤 안 가리고 덤비는 것이 대한민국의 강점.' 왜 이 말이 이렇게 후진국스럽게 들리고 어딘지 불쌍하게 들리는 것일까? 우리가 이 나라에 원조를 하고 있음에도 말이다.

인도네시아의 수도는 자카르타인데 관광지로 유명한 곳이 아니어서 그런지 조금 낯설게 느껴진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시아나, 대한항공, 가루다 항공이 직항이 있는데 아시아나 항공을 타고 갔다. 아시아나 라운지에서 뭔가 먹으면서 쉬다가 비행기에 올랐다. 기내식은 비빔밥 골랐는데 나쁘지 않은 것 같다. 기내식으로 비빔밥을 먹을 때는 늘 계란후라이가 조금 아쉽다. 거리가 제법되어 도착 전에 간식이 한 번 나오는데 이렇게 생긴 피자가 나왔다. 언제 리노베이션 했는 지는 모르겠으나 자카르타 공항은 깔끔했다. 인구 대국이고 항공 대국이니 큰 것은 예상대로였고.

학회 장소인 라야 호텔. 일단 수영장이 좀 더 예쁘기는 했다. 그런데 수영하기는 좀 애매해 보였다. 점심식사. 부페이기는 했는 데 먹을 게 그렇게 마땅해 보이지는 않았다. 사테를 맛있게 먹기는 했지만. 여기 사람들은 저 알새우칩 같이 생긴 놈을 자주 먹는 것 같다. 커피 브레이크 때 이런 걸 준다. 커피는 역시 인도네시아라 진한 맛. 춘권 위에 고추가 있는 데 매웠다. 고추가 매운 건 당연한가? 이건 디너. 당시엔 정말 먹을 것 없다고 느꼈는 데 한국에 돌아와 사진을 보니 맛있어 보이기도 한다. 워낙 만두, 전병 이런 것들을 좋아해서 그런지.

인도네시아 대학 교수님들이 우리를 스바르가 리조트라는 곳에 데려갔다. 이곳은 인도네시아 대학 건축과 교수가 설계하고 경영에도 관계를 하고 있는 듯 했다. 이곳을 설계했다는 건축과 교수님 말로는 보로부드르 불탑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불탑에서 영감을 얻다 보니 수직적인 구조이고 오르 내리기 좀 힘들고 아이를 데리고 와서 리조트라는 걸 생각하면 불편함이 있을 것 같기는 했다. 물론 단점만 있는 건 아니라서 위쪽에 있는 스위트 룸에 딸린 개인 수영장은 정말 멋졌다. 리조트에서 저녁식사를 함께 했다. 생선 요리를 시켰는 데 옆에서 먹는 나시 고렝이 맛나 보였다. 롬복 커피. 역시 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