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딘타이펑에서 만두 먹고는 야시장을 가보고 싶었다. 야시장으로 가장 유명한 곳은 스린인 듯 하고 그 다음은 화시제에스인것 같은데 스린은 동선을 생각해서 2번째 날로 아껴두고 화시제예스에 가 보기로 했다. 가는 길에 있는 유명한 곳이 사진 속 룽산스이다. 이 절은 대만에서 가장 오래된 절이라고 하는데 현재의 건물은 1957년에 재건된 비교적 새 건물이다. 그렇게 된 데는 사연이 있는 듯 했다. 2차대전 때 미국이 타이페이를 폭격했는데 사람들은 이곳에 오면 부처님이 지켜줄 것이라 믿어 이곳으로 몰려들었다고 한다. 그런데 갑자기 모기떼가 나타나 사람들이 여기에 있는 걸 포기하고 각자 집으로 돌아갔다고 하는데 이 절에 폭탄이 떨어져서 다 부서지고 신기하게 불상만 남았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이곳은 영험한 곳으로 ..

우리나라에도 들어와 있는 만두집 딘타이펑 본점의 모습이다. 자칭 만두 매니아이니 지나칠 수 없고 우리나라보다 훨씬 싸다고 하니 더더욱 그렇다. 딘타이펑 본점에 가 봤더니 프랜즈 타이완의 설명처럼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입구에서 주문 받는 사진속 검정옷 입은 누나가 한국말을 한다. 한국어 메뉴도 주고 몇명이냐고 물어서 7명이라고 했더니 20분정도 기다려야 한다고 메뉴판 보고 주문하란다. 주문서 작성해서 드렸더니 친절하게 너무 많은 것 같다고 해서 시킨 것 하나 줄였다. 여기 일단 친절한 서비스에 감동을 받아 점수를 따고 들어간 것 같다. 소룡포를 공통으로 시키고 각자 하나씩 뭔가 시켜서 먹었는데 나는 새우 완탕을 시켰다. 소룡포를 먹는 방법을 친절하게 알려주고 우롱차도 계속 채워주고 음식맛도 좋지만 서비..

원래는 1914년 세워진 양조장이 있던 자리였지만 1987년 문을 닫고 방치되었다가 2007년 새로 단장한 곳이라고 한다. 적벽돌로 지어진 창고 같은 건물에 아기 자기한 가게들이 들어가 있어 일본의 요코하마나 하코다테에 있는 아까렝가랑 비슷한 분위기인데 어스름이 깔릴 때쯤 방문해서 더 분위기가 좋게 느껴진 듯하다. 우리나라에도 옛 창고 건물을 이렇게 만들어도 좋을 것 같은데 허물고 새 건물 올리기 좋아하는 특성상 대도시에서는 기대하기 힘들 지 모르겠다.

타이페이 시청은 이렇게 생겼다. 도쿄도청처럼 내지는 새로지은 서울시청처럼 뭔가 대단한 건물을 기대해서인지 조금 실망했다. 규모가 크고 멋지지도 그렇다고 고풍스럽지도 않은 적당한 크기의 평범한 외관의 건물. 그래도 호화청사 논란이 불거졌단 일본이나 우리나라에 비하면 합리적인 것일까? 시청 안에는 외부인을 위한 박물관이 조성되어 있었다. 이름은 타이페이 탄쉐관 (探索館). 시청 안의 시 홍보를 위한 박물관 치고는 다양하게 잘 꾸며 놓았고 사진에 보이듯이 나름 독특한 아이디어도 많이 보이기는 한다. 다이어트용 운동을 하면 앞에서 화면이 넘어가서 뭔가를 보여준다든지 하는... 그래도 어딘지 어색해 보이고 2% 부족해 보이는 건 관공서에 들어와서 이런 것들을 느끼고 있는 나의 편견일까?

삼민주의로 유명한 쑨원은 청나라 왕조를 타도하고 중화민국을 수립한 사람으로 중국과 대만 양쪽에서 국부로 존경을 받고 있는 인물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와도 관계가 조금 있다고 하는데,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지원하기도 하여 1968년 우리나라에서 대한민국 건국훈장을 받았다고 한다. 공원 안에 있는 사당같은 느낌인데 야자수 가로수 때문인지 살짝 동남아 어딘가 같은 느낌도 났다. 지금까지 퇴임할 때 존경을 받는 끝이 아름다운 대통령에 대한 기억이 별로 없는 나로서는 어딘지 부러운 느낌도 들었다. 이곳을 찾은 시간이 마침 오후 5시 부근이었는지 쑨원 동상 주변에 사람들이 몰려서 무언가를 구경하고 있었고 동상 앞에서 근무를 서고 있던 위병의 근무 마감을 알리는 위병식이 진행되고 있었다. 착검한 총을 들고 있고 군기가 ..

타이페이에 가서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은 타이페이의 랜드마크가 되어 버린 101빌딩이다. 게다가 이때는 제2롯데월드도 등장하기 전이라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았던 63빌딩보다 2배 가까이 높은 놈이니 높기는 하다. 중국 사람이 좋아하는 숫자 8의 한자 八을 뒤집어서 쌓아 놓은 디자인이라고 하는데 내 눈엔 플라스틱 쓰레기통 쌓아놓은 것 같아 보여 그다지 멋진 디자인이라는 생각인 별로 안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놈 앞에 서니 내가 지금 타이페이에 와 있다는 걸 실감하게 되는 것 같기는 했다. 가이드북에 보면 뉴러우멘이 타이완을 대표하는 음식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이걸 먹지 않으면 타이완을 여행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2005년부터는 타이완에서 뉴러우멘 축제도 한다고 하고... 그래서 타이완에 오자 ..

숙소는 시먼(西門)역 근처에 있었다. 요즘에는 공항철도가 생겼지만 2013년 당시에는 공항 버스 밖에 없었다. 공항 버스 카운터에 물어 보니 타이페이 기차역 근처라고 궈광커원(國光客運) 공항버스를 타고 타이페이 역쪽으로 가라고 한다. 그 놈을 올라타고 역이 종점이라 믿으면서 끝까지 왔다. 차 표와 함께 나누어준 팜플렛이 있었는데 버스 회사는 역에서 좀더 우리 숙소 쪽에 가깝게 있었고 버스 회사에서 숙소 있는 곳까지 다른 색으로 화살표가 그려져 있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버스 종점에서 숙소가 있는 시먼까지 무료 셔틀 버스를 운행하고 있었다. 영어가 잘 안 통하는 버스 아저씨였지만 어떻게 의사 소통이 되어 무사히 시먼까지 무료로 왔다. 가이드 북에 보면 서울의 명동같은 곳이라는데 어딘지 명동보다는 조금 허름..

2013년 겨울 대만이 호기심을 자극했다. 날씨는 오키나와와 홍콩의 중간 정도라 겨울에 가면 좋을 것이고 치안은 안전한 편이라 팩키지 투어 안해도 괜찮을 것 같고, 상하이 벨라지오에서 먹어본 대만 음식은 맛있었던 것 같고 환태평양 지진대라서 지진이 좀 나기는 하지만 좋은 온천 많다던데... 하여간 이런 느낌을 갖고 대만으로 가는 가장 싼 비행기표를 찾았다. 세전 가격 20만원이 안 되어 세금 합쳐도 30만원 정도인 항공권이 눈에 들어 왔는데 서울에서는 아침출발 대만에서는 저녁출발이라 맘에 들었다. 항공사는 캐세이 퍼시픽. 저가 항공사도 아니다. 기쁜 마음으로 올라 탔다. 비행기표가 마일리지가 적립되지 않는 표라 조금 실망했지만 티웨이 항공보다 저렴한 가격에 나와 있었으니 할 말은 없다. 기내식은 아침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