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셰의 두상 옆에 그 사람 이름을 딴 길이 있고 조금 들어가면 그가 선교활동을 하던 교회가 나온다. 적벽돌과 회색 프레임은 여기서 본 서양식 건물들의 대체로 공통된 이미지를 만들고 있다. 문제의 마셰 박사는 단수이에 교회, 병원 뿐 아니라 타이완 최초의 서양식 대학교 마저 세웠다. 그 학교가 이곳이다. 이름은 牛眞理學堂(뉴진리쉐탕)이다. 사진 속의 건물은 옥스포드 박물관인데 옥스포드 대학을 본떠서 만들었다고 한다. 옥스포드에 갔다 온 나로서는 동의하기 어렵지만. 이곳은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을 찍어서 유명해 졌다고 한다.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은 진리대학과 함께 옆에 있는 고급중학교(아마 고등학교)에서도 찍었는데 수업중인 듯 해서 차마 못들어갔다. 그러다가 옆에 있는 하얀 서양식 건물에 들어갔..
대만을 찾았을 때는 온천을 가고 싶었다. 타이페이 근처에 신베이터우 온천이 눈에 띄었는 데 그 온천은 지하철 단수이선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단수이선의 종점인 단수이는 스페인, 네덜란드 군대가 상륙해서 요새를 구축했던 곳이라 관련된 유적도 있고 해서 타이페이 근교에 다녀올만한 도시로 가이드북에 소개되어 있었다. 그래서 동선을 단수이에 갔다가 돌아 오는 길에 신베이터우에서 온천을 하고 스린 야시장을 구경하는 것으로 잡았다. 단수이에서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은 역 근처에 있는 룽산스라는 절이다. 타이페이에도 같은 이름의 절이 있는데 단수이의 룽산스는 시장 골목에 꼭꼭 숨어 있는 자그마한 절이었다. 우리나라 절과 달리 바닥에 돌이 깔리고 향로에 향이 늘 피워져 있고 기둥이 돌로 되어 있고 지붕 위가 좀더 칼라풀한..
화시제 야시장과 숙소까지는 거리가 별로 멀지 않고 지하철 역까지 돌아가서 한 정거장 타느니 걸어 가는 게 나을 것 같아 걸어 갔다. 타이페이는 서울에 비하면 술집이 정말 없는데 그래서 숙소에서 그냥 캔맥주 하나씩 마시기로 했다. 그래서 숙소 근처 편의점에서 캔맥주 몇 개 사들고 갈까 했는데 숙소로 가는 길에 까르푸를 발견했다. 뭔가 구조가 복잡하고 큰 카트를 끌고 다니기엔 통로가 좁은 것 같기도 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별로 안 파는 신기한 과일도 팔아 재밌게 볼 수 있었다. 그래서 거북이 등껍질같이 생긴 과일을 샀는데 맛은 생고구마 같은 맛이 났던 걸로 기억한다. 까르푸에서 장을 봐 온 놈을 갖고 숙소 침대 위에 상을 차렸다. 깡통에 들어 있는 놈이 타이완 맥주였는데 칭다오를 연상시키는 시원하고 상큼한 맛..
타이페이의 대표적인 야시장 중 하나인 화시제예스에 갔다. 패루가 있고 뚜껑이 있는 아케이드 형태의 공간을 지날 때는 생각보다 깔끔하지만 별로 재미 없다는 느낌인데 그곳을 빠져 나오니 우리가 알고 있는 야시장의 그림이 펼쳐져 있었다. 야시장에 왔으니 꼬치를 먹어봐야지 했고 사진 속 노랑머리 꼬치 파는 아저씨가 한국말로 '양꼬치'라는 말을 알고 계셨다. 나는 소고기 꼬치를 주문해서 먹었는데 맛은 별로였다. 카레 맛이 좀 강하게 나고 좀 질긴 편이었고 그렇게 맛있는 부위는 아닌 듯한...하긴 길거리 음식에 너무 많은 걸 기대하기는 어렵겠지?
딘타이펑에서 만두 먹고는 야시장을 가보고 싶었다. 야시장으로 가장 유명한 곳은 스린인 듯 하고 그 다음은 화시제에스인것 같은데 스린은 동선을 생각해서 2번째 날로 아껴두고 화시제예스에 가 보기로 했다. 가는 길에 있는 유명한 곳이 사진 속 룽산스이다. 이 절은 대만에서 가장 오래된 절이라고 하는데 현재의 건물은 1957년에 재건된 비교적 새 건물이다. 그렇게 된 데는 사연이 있는 듯 했다. 2차대전 때 미국이 타이페이를 폭격했는데 사람들은 이곳에 오면 부처님이 지켜줄 것이라 믿어 이곳으로 몰려들었다고 한다. 그런데 갑자기 모기떼가 나타나 사람들이 여기에 있는 걸 포기하고 각자 집으로 돌아갔다고 하는데 이 절에 폭탄이 떨어져서 다 부서지고 신기하게 불상만 남았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이곳은 영험한 곳으로 ..
우리나라에도 들어와 있는 만두집 딘타이펑 본점의 모습이다. 자칭 만두 매니아이니 지나칠 수 없고 우리나라보다 훨씬 싸다고 하니 더더욱 그렇다. 딘타이펑 본점에 가 봤더니 프랜즈 타이완의 설명처럼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입구에서 주문 받는 사진속 검정옷 입은 누나가 한국말을 한다. 한국어 메뉴도 주고 몇명이냐고 물어서 7명이라고 했더니 20분정도 기다려야 한다고 메뉴판 보고 주문하란다. 주문서 작성해서 드렸더니 친절하게 너무 많은 것 같다고 해서 시킨 것 하나 줄였다. 여기 일단 친절한 서비스에 감동을 받아 점수를 따고 들어간 것 같다. 소룡포를 공통으로 시키고 각자 하나씩 뭔가 시켜서 먹었는데 나는 새우 완탕을 시켰다. 소룡포를 먹는 방법을 친절하게 알려주고 우롱차도 계속 채워주고 음식맛도 좋지만 서비..
원래는 1914년 세워진 양조장이 있던 자리였지만 1987년 문을 닫고 방치되었다가 2007년 새로 단장한 곳이라고 한다. 적벽돌로 지어진 창고 같은 건물에 아기 자기한 가게들이 들어가 있어 일본의 요코하마나 하코다테에 있는 아까렝가랑 비슷한 분위기인데 어스름이 깔릴 때쯤 방문해서 더 분위기가 좋게 느껴진 듯하다. 우리나라에도 옛 창고 건물을 이렇게 만들어도 좋을 것 같은데 허물고 새 건물 올리기 좋아하는 특성상 대도시에서는 기대하기 힘들 지 모르겠다.
타이페이 시청은 이렇게 생겼다. 도쿄도청처럼 내지는 새로지은 서울시청처럼 뭔가 대단한 건물을 기대해서인지 조금 실망했다. 규모가 크고 멋지지도 그렇다고 고풍스럽지도 않은 적당한 크기의 평범한 외관의 건물. 그래도 호화청사 논란이 불거졌단 일본이나 우리나라에 비하면 합리적인 것일까? 시청 안에는 외부인을 위한 박물관이 조성되어 있었다. 이름은 타이페이 탄쉐관 (探索館). 시청 안의 시 홍보를 위한 박물관 치고는 다양하게 잘 꾸며 놓았고 사진에 보이듯이 나름 독특한 아이디어도 많이 보이기는 한다. 다이어트용 운동을 하면 앞에서 화면이 넘어가서 뭔가를 보여준다든지 하는... 그래도 어딘지 어색해 보이고 2% 부족해 보이는 건 관공서에 들어와서 이런 것들을 느끼고 있는 나의 편견일까?
삼민주의로 유명한 쑨원은 청나라 왕조를 타도하고 중화민국을 수립한 사람으로 중국과 대만 양쪽에서 국부로 존경을 받고 있는 인물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와도 관계가 조금 있다고 하는데,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지원하기도 하여 1968년 우리나라에서 대한민국 건국훈장을 받았다고 한다. 공원 안에 있는 사당같은 느낌인데 야자수 가로수 때문인지 살짝 동남아 어딘가 같은 느낌도 났다. 지금까지 퇴임할 때 존경을 받는 끝이 아름다운 대통령에 대한 기억이 별로 없는 나로서는 어딘지 부러운 느낌도 들었다. 이곳을 찾은 시간이 마침 오후 5시 부근이었는지 쑨원 동상 주변에 사람들이 몰려서 무언가를 구경하고 있었고 동상 앞에서 근무를 서고 있던 위병의 근무 마감을 알리는 위병식이 진행되고 있었다. 착검한 총을 들고 있고 군기가 ..